- “침 한 방에 기적이” 외국인 노동자를 품은 진료소, 라파엘 클리닉
[기획 르포] “침 한 방에 기적이”… 외국인 노동자를 품은 진료소, 라파엘 클리닉

서울 성북구의 무더운 7월 일요일, 기록적인 폭염에도 쉼 없이 이어지는 치유의 손길이 있는데 천주교가 운영하는 외국인 노동자 무료진료소 ‘라파엘 클리닉’. 이곳은 의료보험이 없어 치료받기 어려운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문을 연다.
감기 하나 진료받는 데도 내국인의 5~6배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이 진료소는 의료 접근의 사각지대를 감싸는 유일한 희망이다.
“의술은 인술입니다”라며 이곳에서 만난 통증치료에 헌신하는 김동일 원장은 의료봉사 기부금으로 10년 전부터 참여 하였으나 올해 의료봉사의 길로 직접 나서게 되었다. 매주 일요일 이곳에서 통증치료 봉사를 이어가고 있는데 아픈 사람을 돕는 의술이라서 참 행복하다고 말했다.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진료소를 찾는다. 파스나 진통제로는 해결되지 않는 통증들. 김 원장은 25년 전 구입해 보관만 해오던 침 기구를 다시 꺼내, 양방 침술을 이용해 노동자들의 통증을 직접 치료한다.
치료 후, 환자들은 놀란 얼굴로 묻는다. “도대체 뭘 하신 거죠?” 그는 웃으며 대답한다. “그냥 침 한 방, 그뿐입니다.” 언어가 달라도 치료는 통하는 정겨움도 느껴진다.

국경을 넘는 진료소 내부는 다국적 환자들로 가득 찬다. 대부분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지만, 치료에 임하는 의료진들의 눈빛과 손길은 언어보다 강한 위안을 건넨다. 최근 서울 대구교에서 새 건물이 지어지며 공간은 개선되었으나 여전히 환자 수는 넘쳐난다.
무더위 속에서도, 김동일 원장은 하루 20여 명의 환자를 진료하며 아픔을 덜어준다. 그는 “침 한 방이 고통을 덜고, 내일을 살아갈 힘이 된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고 했다.
라파엘 클리닉은 단순한 진료소를 넘어, 사회적 약자를 품는 따뜻한 공간이다. 의료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위해, 김동일 원장과 의료봉사자들은 매주 한 발씩 더 나아간다. 그의 헌신은 의술을 넘어 공감의 언어로 전달된다. 오늘도 라파엘 클리닉은 한 사람의 삶을 조금 덜 아프게 만드는 기적을 준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