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3(토)
 

‘유로존 위기에 발목 잡힌 국내외 기업상반기 실적 부진 뚜렷’
(서울=뉴스와이어) 2012년 09월 09일 -- 미국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의 영향이 파급되면서 2012년 들어 국내 기업의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상반기 상장기업의 매출증가율이 전년 동기에 비해 1/3 수준으로 낮아졌고 영업이익률도 하락했다. 전반적으로 실적이 악화된 기업이 많이 늘었다. 세계경제 부진으로 해외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의 실적이 상대적으로 많이 하락했다. 영업활동에 필요한 운전자산에 대한 지출이나 설비투자가 줄면서 현금흐름은 개선되었다. 그러나 영업성과가 악화되고 차입금이 늘면서 부채상환능력은 약화되었다. 국내 기업은 영업활동을 통한 이자지급능력이 낮은 데다 단기차입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단기적인 금융여건 악화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상환능력이 약화되면서 부실화 위험에 노출된 차입금도 크게 증가했다. 세계경제와 국내경제가 모두 부진에 빠지면서 대부분 업종의 실적이 악화되었다. 전기전자, 기계 등과 같이 수출 비중이 높은 산업과 철강금속, 화학 등과 같은 소재산업의 실적이 많이 악화되었다.

2012년 들어 글로벌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에서 발생한 경제위기의 영향이 전세계로 파급되면서 선진국은 물론 개도국 기업의 실적도 크게 악화되었다. 선진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지역 기업들의 실적 악화 정도가 컸다. 특히 아시아 국가 기업 중에서 중국 기업의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 대다수 업종의 실적이 동반해서 악화된 가운데 원자재와 소재 업종의 실적이 상대적으로 크게 악화되었다.

향후 세계경제는 유럽의 재정위기가 지속되고 신흥시장의 성장세가 위축되면서 경기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 부진이 기업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앞으로 본격화되면서 국내외 기업들의 실적이 향후 상당기간 부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내외 기업들의 2012년 상반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었다. 일부 기업의 실적은 호전되었지만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해 기업들의 경영성과는 대체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경영성과는 기업별로 차이가 있으면서도 공통적인 흐름이 나타난다. 개별 기업의 실적은 근본적으로 경쟁력에 따라 좌우되지만, 거시경제 환경이나 주력시장에 국한된 특수한 여건 변화 등과 같은 기업이 처한 전반적인 경영환경에도 상당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2008년 발생한 미국의 금융위기로 2009년 급격하게 악화되었던 국내외 기업의 실적이 유럽 재정위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까지는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유럽 경제위기에 따른 실물경제 위축이 전세계로 전이되면서 2012년 들어 기업실적은 다시 부진해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기업실적이 전반적인 경영환경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2012년 상반기 실적을 중심으로 유럽 경제위기 이후 국내외 기업들의 경영성과 변화를 살펴본다.

Ⅰ. 한국기업의 2012년 상반기 실적

성장성 크게 둔화되고 수익성도 하락

국내 기업의 실적도 글로벌 경제위기의 영향을 피해가지 못했다. 유럽 경제위기에 따른 실물경제 부진의 영향이 국내 기업에게 미치면서 성장성과 수익성 모두 하락했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 619개 비금융 상장기업을 분석한 결과이다.

국내 상장기업의 2012년 상반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증가율(중앙값 기준. 이하 재무비율은 모두 중앙값 사용)은 3.7%를 기록하여 2011년 상반기의 10.3%에 비해 거의 1/3 수준으로 하락했다. 2011년 상반기 5.3%를 기록했던 영업이익률은 2012년 상반기 4.3%로 하락했다.1 유럽 재정위기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2010~2011년 동안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던 국내 기업의 경영성과가 2012년 들어 악화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성장성과 수익성이 낮아진 기업들이 늘었다. 2012년 상반기 매출증가율이 2011년 상반기에 비해 하락한 기업의 비중은 64.9%로 상승한 기업의 비중 35.1%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았다. 2012년 상반기에 3개 기업 중에서 2개 정도가 2011년 상반기에 비해 성장성이 낮아진 것이다. 영업이익률도 하락한 기업의 비중은 60.7%로 상승한 기업의 비중 39.3%에 비해 훨씬 높았다.

전반적으로 실적이 부진해지면서 성장성과 수익성이 낮은 기업의 비중은 늘고 높은 기업의 비중은 줄었다. 상반기 매출액 기준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이 감소한 기업의 비중은 2012년 40.4%에 달했다. 이는 2011년의 27.3%에 비해 13.1%p 증가한 것이다. 매출액증가율이 20%를 초과하는 기업의 비중은 26.0%에서 14.5%로 감소했다. 영업이익률 분포에도 비슷한 패턴이 나타난다. 상반기 실적 기준 영업이익률이 0% 이하로 영업적자를 기록한 기업의 비중이 2011년 14.9%에서 2012년 17.6%로 늘었다. 10개 기업 중에서 2개에 가까운 기업이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영업이익률이 10%를 넘는 기업의 비중은 26.0%에서 19.1%로 감소했다. 전체적으로 고성과 기업의 비중이 줄었음을 알 수 있다.

실적의 악화 정도는 성장성이나 수익성이 높은 기업이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상반기 실적 기준 상위 25%에 해당하는 기업의 매출증가율은 2011년의 20.8%에 비해 8.9%p 낮은 11.9%로 하락했다. 매출증가율 하위 25% 실적은 -1.1%에서 -7.0%로 5.9%p 낮아졌다. 영업이익률도 상위 25%는 10.2%에서 8.3%로 1.9%p, 하위 25%는 1.9%에서 1.3%로 0.6%p 감소했다. 상장기업의 실적이 전체적으로 악화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실적이 높았던 기업들의 실적 감소 폭이 더 컸던 것으로 파악된다.

수출기업의 실적 더 크게 악화

글로벌 경제위기에 따른 수출 수요 둔화로 수출기업의 실적이 더 많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2 매출액 중에서 수출의 비중이 50% 이상인 수출기업의 2012년 상반기 매출증가율은 2011년 상반기의 13.3%에 비해 9.9%p 하락한 3.4%에 그쳤다. 1년 만에 매출증가율이 1/4 수준으로 하락한 것이다. 내수기업의 매출증가율은 9.2%에서 3.8%로 5.4%p 낮아져 하락 폭은 수출기업에 비해 작았다. 영업이익률도 수출기업이 5.1%에서 3.5%로 1.6%p 하락한 것에 비해 내수기업은 0.8%p(5.3%→4.5%) 감소했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부정적 영향이 해외매출 비중이 높은 수출기업에 상대적으로 더 크게 미쳤던 것으로 해석된다.

기업 규모별로 살펴보면 성장성은 중소기업, 수익성은 대기업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하락했다. 상반기 실적 기준 매출증가율은 대기업이 5.8%p(2011년 9.7%→2012년 3.9%) 하락한 데 비해 중소기업은 9.7%p(2011년 11.4%→2012년 1.7%)나 감소했다. 반면 영업이익률은 대기업(5.5%에서 4.5%로 1.0%p 하락)이 중소기업(3.1%에서 2.8%로 0.3%p 하락)에 비해 하락폭이 컸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수출 비중이 높은 대기업의 수익성 악화에 상대적으로 더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은 내수 부진이 지속되면서 성장성이 크게 낮아진 데다 수익성 수준도 절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투자가 줄면서 현금흐름은 개선

국내 상장기업의 현금흐름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현금흐름이 개선되고 투자현금흐름이 줄었기 때문이다. 상반기 실적 기준 매출액 대비 영업현금흐름 비율은 2011년 3.1%에서 2012년 4.7%로 높아졌다. 영업활동의 현금흐름은 순이익에서 현금유출이 수반되지 않은 비용이나 수익(비현금비용수익)을 가감하고 영업활동에 필요한 운전자산(매출채권이나 매입채무, 재고자산 등)에 대한 투자를 합하여 계산한다. 순이익률(당기순이익/매출액)은 4.6%에서 3.6%로 감소했고 매출액 대비 비현금비용수익 비율은 2.8%에서 3.0%로 높아져 전체적으로 수익성은 악화되었다. 매출액 대비 운전자산 지출 비율은 -4.8%에서 -2.7%로 낮아졌다. 매입채무를 늘이거나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을 줄이는 방법 등을 통해 영업활동에 필요한 운전자본 투자에 들어가는 현금흐름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

매출액 대비 투자현금흐름 비율은 5.0%에서 3.5%로 줄었다. 실물경기 부진이 지속되면서 영업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자활동에 소요되는 현금흐름을 줄인 것으로 판단된다. 2012년 상반기 현금흐름이 개선된 것은 영업활동의 수익성 개선보다는 운전자산이나 설비자산 등에 대한 투자를 축소한 것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적 악화와 차입 증가로 부채상환능력은 약화

국내 상장기업의 현금흐름은 개선되었지만 부채가 증가하면서 재무구조는 악화되었다. 상반기말 기준 국내 상장기업의 부채비율(부채/자기자본)은 2011년 78.0%에서 79.6%로 소폭 증가했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21.1%에서 21.2%로 소폭 상승했다. 영업활동에서 외상매입을 늘리거나 지출을 연기하면서 부채 규모가 늘었고, 경영환경이 악화됨에 따라 기업들이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외부차입을 늘리면서 재무구조가 소폭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분석대상 국내 상장기업의 총자산 중에서 현금성자산(현금및현금등가물 단기투자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상반기말 5.6%에서 2012년 상반기말 5.8%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성과는 악화되고 차입금이 늘면서 국내 상장기업의 부채상환능력은 약화되었다. 국내 상장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2011년 상반기 4.4배에서 2012년 상반기 3.0배로 하락했다.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이익으로 금융비용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이 약화되었음을 의미한다. 이자보상배율 1 이하로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도 지급하지 못하는 기업의 비중이 2011년 상반기 22.0%에서 2012년 상반기 26.5%로 증가했다. 반면에 이자지급능력이 높은 기업의 비중은 감소했다. 일례로 같은 기간 동안 이자보상배율 12배 이상인 기업의 비중은 32.6%에서 27.9%로 줄었다. 전반적으로 국내 상장기업의 이자지급능력이 낮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기업은 영업활동을 통한 이자지급능력이 낮은 데다 단기차입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원리금 상환능력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상장기업의 전체 차입금 중에서 1년 이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의 비중은 2011년 상반기말 78.0%에서 2012년 상반기말 77.1%로 소폭 하락했다. 단기차입금 비중은 낮아졌지만 절대적인 비중이 여전히 높아 단기적인 원금상환 압력에 대한 대응능력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국내 상장기업의 차입금 구조가 단기적인 금융시장 악화에 취약함을 의미한다. 실제로 2012년 상반기 실적 기준 영업현금흐름 대비 원리금 비율(현금흐름보상비율)은 지난해보다 다소 높아졌지만 27.9%에 불과하다.3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이는 현금흐름이 단기차입금 상환이나 이자비용 지급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단기차입금의 일부는 차환이 되겠지만 영업실적이 더 악화되거나 금융시장 불안으로 금융회사가 차입금 회수에 나설 경우 국내 기업이 원리금 상환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국내 상장기업의 부채상환능력이 약화되면서 부실화 위험에 노출된 차입금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배율 1배 이하를 부실화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간주했다. 상반기 실적 기준 이자보상배율 1배 이하인 기업의 차입금 규모는 2011년 상반기말 88.8조원에서 2012년 상반기말 116.0조원으로 30.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분석대상 상장기업의 전체 차입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1.6%에서 36.3%로 증가했다. 이자보상배율 1배 이하인 기업 숫자 비중에 비해 차입금 비중이 높은 것은 상대적으로 많은 차입금을 가진 기업의 부실화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대다수 업종의 성장성과 수익성 하락

업종별 성장성과 수익성을 살펴보면 대부분 업종의 실적이 악화되었다. 전기전자, 기계 등과 같이 수출비중이 높은 국내 주력업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크게 하락했다. 의료정밀기기와 같이 수요가 경기변동에 민감한 업종의 실적도 크게 하락했다. 경기 부진에 따른 원자재 및 최종제품 수요 둔화로 소재산업의 실적도 크게 악화되었다. 철강금속(-20.5%), 화학(-11.5%) 등의 매출증가율이 크게 하락했다.

국내소비 부진이 심해지면서 내수를 중심으로 하는 업종의 실적도 많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14.6%), 섬유의복(-9.4%) 등의 매출증가율이 크게 낮아졌고, 이들 업종은 영업이익률(유통 -1.1%p, 섬유의복 -4.0%p)도 상대적으로 크게 하락했다. 같은 내수업종이라도 필수소비재 성격인 음식료 업종의 성장성과 수익성은 하락했지만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적었다. 국내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통신(-5.4%p), 의약품(-5.2%p) 등의 영업이익률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글로벌 경기위축이 국내 실물경제에도 파급되면서 수출비중이 높은 업종은 물론 대다수 업종의 실적에 본격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실적 악화가 전체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Ⅱ. 글로벌 기업의 2012년 상반기 실적

글로벌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 하락

글로벌 경제위기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의 경영성과에도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11년은 유럽 재정위기의 영향으로 실물경제가 부진해지면서 글로벌 기업의 실적이 둔화되었지만 글로벌 기업의 실적 둔화는 소폭에 그치면서 매출증가율과 영업이익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다(2003년 이후 글로벌 기업의 실적 추이는 LG Business Insight 1200호, ‘Global 기업의 경영성과를 통해 본 2000년대 글로벌 산업의 명암’ 참조).

하지만 2012년 들어 글로벌 기업의 실적은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기업의 상반기 실적은 2012년 기준 Forbes Global 2000에 포함된 비금융기업 중에서 2010~2012년 상반기 실적이 제공되는 963개 기업을 통해 살펴보았다. 상반기 실적 기준 글로벌 기업의 매출증가율은 8.7%에서 5.4%로 하락했다. 영업이익 증가율은 10.6%에서 3.7%로 1/3 수준으로 하락했다. 글로벌 기업의 수익성도 낮아져 영업이익률이 12.4%에서 12.2%로 하락했다. 2012년 들어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충격이 글로벌 실물경제로 파급되면서 기업 실적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

원자재 및 소재 업종의 실적 크게 악화

글로벌 기업의 업종별 실적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상장기업과 비슷하게 대다수 업종의 실적이 동반해서 악화된 가운데 원자재와 소재 업종의 실적 악화 폭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실적 기준 업종별 매출증가율 변화를 살펴보면 석유정제 -21.8%p(29.7%→7.9%), 광업 -19.8%p(28.2%→8.4%), 석유가스 -10.3%p(24.7%→14.4%) 등 원자재 업종의 성장성이 크게 둔화되었다. 이들 원자재 업종은 영업이익률(석유정제 -1.7%p, 광업 -5.8%p, 석유정제 -2.7%p)도 크게 하락했다. 원자재 업종은 성장성이나 수익성의 절대 수준은 비교적 높은 수준을 여전히 유지했지만 경기 둔화에 따른 원자재 수요가 줄면서 실적이 상대적으로 크게 하락한 것으로 판단된다.

최종 제품의 수요가 둔화되면서 소재 산업의 실적도 상대적으로 크게 악화되었다. 철강 업종의 매출증가율이 -17.9%p 감소한 것을 비롯해 종이목재(-5.8%p), 비금속광물(-5.2%p) 등의 매출도 크게 둔화되었다. 영업이익률도 철강 -3.7%p, 종이목재 -1.4%p, 비금속광물 -3.8%p 하락하여 다른 업종에 비해 하락 폭이 컸다. 완성제품 수요 둔화로 소재에 대한 파생 수요가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기전자 업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었다. 전기전자 업종의 매출증가율은 2011년 상반기 10.5%에서 2012년 4.3%로 크게 하락했다. 같은 기간 동안 전자업종의 영업이익률은 11.9%에서 10.2%로 낮아졌다. 전기전자 업종에서 생산하는 선택적 내구소비재는 수요가 소득에 민감하게 변동하는 속성이 있다. 경기 둔화로 소득이 감소하면서 전기전자 제품에 대한 수요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업종의 실적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개선된 업종도 존재한다. 담배, 영화오락, 운수장비 업종 등은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운수장비 업종은 매출증가율이 5.8%p, 영업이익률이 1.2%p 상승했다. 통상적으로 자동차도 전자제품과 마찬가지로 소득에 민감하게 변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글로벌 경기둔화에고 불구하고 실적이 개선되었다. 이와 같은 다소 예외적인 현상이 향후에도 계속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국내 기업과 글로벌 기업의 업종별 실적을 살펴보면 유사한 점이 많이 발견된다. 우리경제의 주력업종인 전기전자의 경우 국내와 글로벌 기업 모두 실적이 크게 하락했다. 다만 우리나라 전기전자 업종의 실적 하락 폭이 컸다. 화학 업종도 국내와 글로벌 기업 모두 실적이 악화되었다. 우리나라 화학 기업들의 성장성은 크게 둔화되었다. 이는 범용제품 비중이 높고 주요 시장인 중국의 수요가 급격하게 감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철강 업종도 국내와 글로벌 모두 실적이 크게 악화되었다. 차이를 보이는 업종도 있다. 운수장비 업종의 경우 글로벌 기업은 개선되었지만 국내 기업은 악화되는 서로 다른 모습을 보였다. 국내 운수장비 업종에는 국제교역 감소로 업황이 크게 악화된 조선업의 비중이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통업종은 우리나라의 성장둔화가 두드러지고, 섬유는 글로벌 기업이 선방한 반면 국내기업의 부진이 두드러진다.

업종별 실적을 통해서도 2012년 들어 글로벌 경기위기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기업실적이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향후 세계경제는 유럽 재정위기 지속에 따른 수요부진으로 신흥국의 성장세도 위축되면서 경기부진이 상당기간 지속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종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향후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부진이 지속될 경우 기업실적이 단기간 내에 회복추세로 돌어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유럽, 북미, 아시아 지역 기업 성장성 크게 둔화

2012년 들어 지역에 관계없이 전세계적으로 기업실적이 하락했다. 선진국에서 발생한 경제위기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개도국 기업들의 실적도 본격적으로 악화되는 모습이다. 전반적으로 개도국의 기업실적은 아직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성장세는 선진국 기업에 비해 더 큰 폭으로 둔화되었다. 상반기 기업실적을 기준으로 개도국의 매출증가율은 3.5%p 하락한 데 비해 선진국은 2.9%p 하락했다. 반면 영업이익률은 선진국이 0.8%p, 개도국이 0.4%p 하락하여 선진국의 하락 폭이 컸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경기부진이 지속되면서 개도국 기업들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 기업실적을 살펴보면 유럽(-3.8%p), 북미(-5.8%p), 아시아(-3.8%p) 등의 매출증가율이 많이 하락했다. 중국을 비롯하여 아시아 국가들은 선진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다른 지역 개도국 기업에 비해 실적 악화 정도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률은 남미 기업들이 다른 지역 기업에 비해 크게 하락했는데, 이는 실적이 상대적으로 크게 악화된 원자재 기업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시아 국가 기업 중에서 중국 기업의 실적 악화가 두드러진다. 중국 기업들은 2012년 들어서도 절대 수준에 있어서는 비교적 양호한 성장성과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2012년 상반기 매출증가율은 7.6%를 기록하여 2011년 상반기의 22.6%에 비해 거의 1/3 수준으로 하락했다. 영업이익률도 높은 수준(2011년 상반기 9.5%→ 2012년 상반기 8.0%)을 유지했지만 하락 폭은 다른 나라 기업에 비해 비교적 큰 편에 속했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홍콩 기업들의 실적도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기업들도 글로벌 경제위기의 영향을 피해갈 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매출증가율이나 영업이익률은 다른 나라 기업들에 비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4 매출증가율은 7~8%를 유지해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지속했다. 반면 영업이익률은 3%대 중반을 유지해 낮은 수준에 그쳤다. 3%대의 영업이익률은 전세계적으로 거의 최하위 수준이다. 분석에 포함된 기업이 60여개에 그친 한계점이 있지만, 이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수익성 제고가 긴요함을 시사한다.

Ⅲ. 맺음말

미국과 유럽에서 연이어 발생한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던 국내 기업들이 실적이 2012년 들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지역에 비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아시아 지역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하락했다. 중국을 비롯한 BRICs 국가 기업들의 실적도 크게 악화되고 있다. 선진국에서 발생한 경제위기의 영향이 개도국으로 확산되면서 기업실적에도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개도국 기업들이 최근 몇 년간 상대적으로 높은 실적을 유지했다. 하지만 2012년 들어 중국을 비롯한 개도국 경제가 부진해지고 기업실적이 악화되면서 이러한 기대감은 많이 약화되었다. 글로벌화가 진행되고 전세계 경제의 연계성이 커지면서 기업실적이 세계경제와 연동되어 움직이는 경향이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 비록 해외매출 비중이 작은 기업이라도 글로벌 경제의 움직임에서 파급되는 영향을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의 금융위기와 유럽의 재정위기가 연이어 불거지면서 위축된 글로벌 경제가 단기간에 빠르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 부진이 기업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앞으로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2012년 들어 빠르게 악화된 국내외 기업들의 실적이 향후 추가로 악화되거나 상당기간 부진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들은 국내 또는 글로벌 경제의 부진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실적이 추가로 악화되고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위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경기위축과 수요부진에 따른 현금흐름 악화에 대비해 원가절감 등을 통한 내부적인 효율성 제고에도 노력할 필요가 있다. 유로존 해체, 중국경제 경착륙,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 재현, 가계부채 부실에 따른 국내소비의 급격한 위축 가능성 등과 같은 만약의 급변사태에 대한 위기 대응 능력도 높여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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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위기에 발목 잡힌 국내외 기업상반기 실적 부진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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